공간을 비추는 찰나의 순간을 연출하다. ART OF SEOYOUNG 박서영 대표
Art of Seoyoung의 박서영 대표는 17년간 800여 편의 국내외 아티스트들의 뮤직비디오와 기업, 브랜드 광고 등 영상 콘텐츠의 시각적 요소를 구성해온 아트디렉터다. 영상의 연출뿐만 아니라 프로덕션 디자인, 인테리어 디자인 등 공간 연출에서 시작되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작업들을 경계 없이 진행해왔다. 지난 2018년부터는 갤러리 AZULEJO를 오픈해 예술과 전시로까지 작업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해피인사이드
해피인사이드
Q. Art of Seoyoung, 박서영 아트디렉터에 대해 소개를 부탁한다.
A. Art of Seoyoung을 운영하고 있는 박서영 아트디렉터다. 17년째 뮤직비디오나 광고 영상의 아트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다. Art of Seoyoung은 영상 안에서의 공간 디자인과 전체적인 비주얼 요소를 모두 맡아 하나부터 열까지 만들어내는 작업을 하는 스튜디오다.
Q. 뮤직비디오와 광고의 모든 시각적 요소를 디렉팅한다고 했는데, 작업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A. 예를 들자면, 뮤직비디오의 경우에는 아티스트가 안무를 하는 공간, 립싱크를 하는 공간, 드라마를 연출하는 공간 등 다양한 공간이 필요하다. 이런 모든 공간을 구성하고, 공간에 어울리는 Prop들을 세팅해서 전체적인 아트웍을 연출한다. 벽의 컬러나 질감은 영상에서 어떻게 보이도록 표현할 것인지, 조명은 어떻게 연출할 것인지를 고민하며 디자인해야 하고, 소품은 어떤 것을 어디에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 커다란 구조물에서부터 의상의 컬러, 심지어 아티스트가 들고 있는 작은 막대사탕까지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광고도 마찬가지로, 제품이 주가 되는 콘셉트의 경우 어떻게 하면 제품이 돋보이고 멋지게 표현되는지에 중점을 두고 공간을 디자인한다. 스토리가 있는 드라마타이즈의 경우 그 이야기를 잘 살릴 수 있는 공간을 연출해야 하고 그에 대한 적합한 아트 디렉션이 필요하다.
ⓒ 데코저널, Azulejo Gallery
Q. 광고, 뮤직비디오 영상의 무대가 되는 세트 디자인과 전시 디자인은 주거 공간, 사무 공간 등 다른 공간을 디자인하는 것과 어떻게 다른가?
A. .광고나 뮤직비디오, 전시 공간 디자인이 상업 공간이나 주거 공간을 디자인하는 것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우선 목적이 다르다는 것이다. 주거나 상업 공간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편안하게 안전하게 예쁘게 살아가야 하는 게 중점이라면, 광고나 뮤직비디오를 위한 공간 디자인 같은 경우는 비주얼적인 면이 강하게 어필되어야 하고, 콘셉트가 더욱 뚜렷해야 되고, 아티스트가 우리의 무대 위에 섰을 때 가장 빛나게 해야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볼 수 있겠다. 우리가 완성한 공간은 짧으면 15초에서 길면 5분 정도의 시간 안에 모든 것을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에 콘셉트적인 부분을 강조하는 것이다. 영상 속의 공간을 디자인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다른 공간 디자인 작업보다 더 짧은 시간에 거대한 요소까지 빠르게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 싸움이기도 하다. 그래서 경험과 노하우가 간절하게 필요한 일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스트레스도 많지만, 작품이 잘 나오면 폭풍처럼 지나간 날들이 잊히기 마련이다. 이런 부분들은 주거 공간 디자인이나 상업 공간 디자인처럼 목적이 다른 작업과 같은 점이기도 하다.
Q. 클라이언트나 아티스트들이 의도하는 공간을 만들어내는 팁이나 디자인에 대한 영감을 얻는 방식은?
A. 클라이언트나 아티스트들이 원하는 콘셉트가 명확할 때도 있고, 뮤직비디오의 경우에는 곡만 주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래서 곡을 수없이 반복해서 들어보면서 어떻게 해석할지, 어떤 시각적 요소로 표현할지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어떤 콘셉트는 공간이나 요소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경우도 굉장히 많다. 그래서 주로 자료를 보는
데 시간을 많이 할애하고 시안을 만들고 공간을 디자인한다. 과거에는 구조적인 자료들을 주로 서칭했다면, 요즘에는 순수 미술 쪽에서 영감을 많이 얻고 있다. 회화 작품의 컬러감이나 그림의 구도에서 자유로운 광원 처리, 이런 것들에서 영감을 얻고 이것들을 입체적으로, 공간적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 데코저널, Azulejo Gallery
ⓒ 데코저널, Azulejo Gallery
Q. Art of Seoyoung 외에도 Azulejo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A. 2년 전에 갤러리를 열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수년간 800여 편 이상의 광고나 뮤직비디오를 연출하면서 스스로 좀 더 깊고 넓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중요한 이유로는 순수한 예술 작품은 세계 어느 문화에서도 공통되는 언어이기 때문에, 예술을 통해 나 자신이 조금 더 발전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예술이나 공간 디자인이나, 내가 하는 일들은 결국 하나로 융합되니까.
ⓒ 데코저널, C27 Downtown
ⓒ 데코저널, C27 Downtown
Q. 공간 디자인에 있어서 가장 중시하는 것이 있다면? 박서영 아트디렉터의 공간 디자인에 대한 철학은?
A. 사실 우리가 주로 하는 일은 영상 속에서의 공간이기 때문에 어떻게 디자인해야 프레임 안에서 가장 예쁠지, 가장 적합한 공간은 어떤지에 중점을 두고 일하고 있다. 물론 공간 디자인과 그를 담는 앵글 외에도 중요한 요소들이 많기 때문에 공간을 표현할 때마다 다른 중점이 있겠다. 어떤 작품을 할 때에는 조명 등을 활용해 그 공간의
'공기'까지 세팅을 하려고 한다. 그만큼 디테일을 살려야 하고 무드가 중요한 작업들이 많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가 만드는 공간은 화면이 4:3이냐 16:9냐에 따라서도 각각 다르게 비친다. 종합해 보자면 작가들이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듯, 우리는 여러가지 요소를 통해 카메라 프레임 안에 비치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Q.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A. 그동안 그래왔듯 앞으로도 주 업무인 광고, 뮤직비디오 아트디렉팅을 계속 이어 나가는 것. 그리고 운영하고 있는 Azulejo 갤러리만의 색깔이 짙어지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처음 갤러리를 열면서 다짐했던 것은 첫째로 감동, 둘째로 대중들과의 공감이었다. 관람객들이 작품을 마주했을 때 공간 연출이나 다른 장치들을 통해 좀 더 감동을 느낄 수 있고 누구나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으며, 작품과 갤러리의 연출을 통해 더욱 많은 상상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2020년은 새로운 환경의 변화로 모두가 힘든 시기를 겪고 있지만, 많은 이들이 적응하며 새로운 활로를 개척해나가고 있기도 하다. 다가오는 2021년은 Azulejo 갤러리도 조금 더 볼거리가 많은 전시를 통해 많은 분들을 찾아뵙고 싶고, 갤러리를 더 알릴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0개의 댓글
댓글 정렬